2008년 11월 8일 (토)-홍릉수목원을 다녀와서
분류없음 2008/11/10 19:57
토요일이다.
잠이 많은 나에게 토요일은 잠의 날이다.
하지만 오늘은 홍릉수목원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생태학 과제이기도 했으나, 그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홍릉수목원...왠지 멀리 있을것 같은 홍릉수목원은 서울내에 있는 환상의 섬과 같았다.
지난주에 미리 전화를 했었다. 예약이 필요할것 같아서..근데 토요일과 일요일은 예약이 필요없다고 해서 무작정 떠났다.
무작정 떠나기에 앞서 학교로 우선 향했다.
연구실에 카메라와 수첩을 챙겨 나왔다.
우리학교에도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을이었다.

우리학교도 가을이 되었다.
이제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학교의 나무들은 홍릉수목원과 견주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렇게 길을 나섰다.
이런 생각을 했다.
가을은 개체-종(species)을 느끼는 계절이 아니다.
그들이 만드는 분위기를 느낀다.
향현, 어우러짐, 조화.
외로운 개체라면 만들수 없는 것이다.
사물을 인식할때 개체, 양으로 인식하지만
패턴과 질도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대충 말하면 앞에것은 정량분석(quantitative analysis)라면 뒤에것은 정성분석(qualitative analysis)쯤 될것 같았다.
어쨌든 그래서 가을은 패턴의 계절이다. 생태학하기 좋은 계절이다. 정성분석하기 좋은 계절이다.
혼자 걸으면서 생각했다. 그래 오랜만에 사색도 한다.
녹색은 모두 녹색, 붉은 색은 모두 붉은 색인줄 알았다.
예전에 나는 세별파(spliter)였고, 나의 인식수준도 그러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대별파인 럼퍼(rumper)로 변하고 있느것 같다.
분자생물학의 베이스에서 환경생물학으로 관심을 전환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생물이라는, 살아있는것들에 대한 신비를 한꺼풀 벗기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에나 같았다.
아마 더이상 코끼리를 꼬리따로, 머리따로 이해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아마 이때쯤 꼬리곰탕집 앞을 지나갔나보다).
코끼리의 실체를 보고싶다.
그리고 자연의 실체를 보고싶은 것이 내 평생의 꿈이 되고 있다.
저 조화로운 숲속에서 나는 어떤 나무에 속할까?
아참! 아침을 안먹어서 배가 고팠다.
햄버거가 먹고 싶었다.
맥도날드가 보여 들어갔다.
사람이 많았다.
나는 기다리면서 뭔가를 사먹기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가 고팠다.
불고기버거런치세트를 시켜 먹으면서, 맥도날드가 나무를 많이 죽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근데, 나는 여전히 불고기버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와서 역곡역으로 갔다.
1시15분에 용산행 급행열차를 탔다.
그리고 2시 10분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2번 출구.
성북동이 가까워서 인지 비둘기가 많았다.
홍릉길에는 단란주점도, 철학관도 많았다.

영휘원을 지나, 낙엽을 밟았다.
귀속에 들리던 녹턴의 피아노소리는 건전지의 소모와 함께 사그라들었다.

지나는 길에 세종대왕 기념관도 있었다.
이런것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보지못한 홍릉수목원의 기대때문에 이곳의 은행과 나무들이 눈길을 끌었다.
삼림청. 국립산림과학원 KFRI
라는 푯말이 보였다.
2시40분.
국립산림과학원...문득 떠오르는 이름. 이유미.
실제로 만나본적이 없지만, 왠지 낳익은 이름이다.
자생식물보전회에서 만났었나?
아니면 오늘 아침 이곳 길을 물어볼려고 문자보냈던 대학동기 여자애와 이미지가 비슷해서 였나?
아니면 예전에 읽었던 신문기사, 혹은 책때문이였을까?

그렇게 해서 홍릉수목원에 왔다.
주말은 4시까지 개방이다.
들어가서 브로우셔나 어떻게 관람해야하는지 경비아저씨한테 물었다.
아저씨는 그런건 없다고 하셨다.
없구나!!!

산림바이오매스 이용기술 및 경제라는 주제가 눈에 띄었다.
괜찮은 바이오매스 좀 없을까?
바다에서 쌀농사 짓고싶은 내 꿈은 아직 깊숙이 있다.^^
그래서 바로 앞쪽으로 갔다.
제2수목원 CONIFERS 28과 70종.
왼쪽길과 오른쪽길이 있었다.
이거 처음부터 선택이었다.
나의 본능은 항상 오른쪽을 가라고 하지만
나는 항상 왼쪽을 먼저 가는 편이다.
가끔 자고 싶을때 벌떡 일어나보고, 벌떡 일어나고 싶을때 계속자기도 한다(보통은 후자가 많다.).
여하튼 난 왼쪽을 선택했다.
학명을 적기 시작했다.
난 모르면 우선 적는다.
1.뿔남천(Mathonia japonica)
2.전나무(Abies holophylla)
3.구상나무(Abies koreana)
4.수수꽃다리(Syringa dilatata)
5.편백(Chamaecyparis obtusa)
6.독일가문비(Picer abies)
7.삼나무(Cryptomeria japonica)
8.조록싸리(Lespedeza maximowiczii)
9.쉬나무(Evodia daniellii)
10.잣나무(Pinus koraiensis)
11.독일가문비(Picea abies)
12.약모밀(Houttuynia cordata)
13.딱총나무(Sambucus Sieboldiana var. miquelii)
14.고욤나무(Diospyros lotus)
15.삼나무(Cryptomeria japonica)
16.황금편백(Chamaecyparis obtusa 'Nana Aurea')
17.화백(Chamaecyparis pisifera)
여기까지 적다가보니...나무를 보지 않고, 글씨만 보는것 같아서 그만 적기로 했다.
식물의 똥인 낙엽을 밟으면서 오늘은 즐겨보기로 했다.
근데 식물의 학명을 적기는 참 어렵다. 마지막에 글씨 옆으로 하는것도 꼭 해야하는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급하게 적어서 쫌 틀린것도 있을것 같다.
제4수목원 활엽수원 DECIDUOWS 23과 67종
이곳에서는 붉은 빛의 경쟁을 볼 수 있었다.
복자기(Acer triflorum)의 붉은빛이 머물렀을때, 그 옆의 좁은 단풍(Acer pseudo-sieboldianum var. koreanum)의 그 붉은 빛은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 한때가 가면 또 다른 한때가 온다.
낙엽을 떨구는 것은 죽기위함이 아니라 실기위함이다.
다만 그때를 기다릴 뿐이다.
완도라는 단어가 있을때면 나는 언제나 멈춘다.
나의 고향 완도.
오늘도 그랬다.
섬단풍나무(Acer takesimense)은 한국의 특산식물로 전남의 완도, 대흑산도, 경북 울릉도등지에서 자란다고 한다.


낙엽밟는 길....식물의 똥.

산림과학원 뒤편. 가을의 붉음과 노랗을 담기에는 부족하다.



살을 찢는 아픔. 표피.

나무병원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시골에 내려가서 농약방 차릴까하고 식물보호기사라는 자격증을 따려고 했었다.
병충해도 알아야하고, 잡초도 알아야하고, 농약도 다뤄야하고..여간 까다롭지 않다.
내년에는 다시 고고씽 해야겠다.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과연 붓다는 이 나무 밑에서 진리를 깨우쳤을까?
그가 가르쳐준 진리를 우리는 알 수 있을까?
죽기전에 깨우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새우는 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새들이 갑자기 울기시작한 것은 아니었을 텐데....
내귀에서 갑자기 소리를 받아들였다.
그런말이 떠올랐다.
새를 보고 싶으면, 나무를 심어라.
맞는말이다.
이번 홍릉수목원에서 붉은색의 향연에 초점을 맞추었다.
복자기의 빨간색은 무척이나 고았다.

이번 홍릉수목원 탐방에서 복자기의 붉은색은 가장 아름다운 붉은색이었다.
하지만 양매자(Berberis thunbergii)의 짙은 붉은색은 내 마음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홍단풍(Acer palmatum var. sanguineual(?))의 저무는 붉은색도 결코 뒤지지는 않았다.



소나무의 표피 영양제 자국.
그래 건강하게 살려면 약도 필요하고 의사도 필요하겠다.

계수나무(Cercidiphyllum japonicum)은 뭐가 급해서인지 벌써 잎들을 거의 떨구었나?
japonicum때문에 세심하고, 확실히 돌아설줄 아는 일본을 반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옆에 세로티나벗나무(Prunus serotina)도 이와 같았다.

문득 붉은색이 죽음의 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입술도 붉고, 피도 그렇다. 낙엽도 오늘 따라 붉었다.


세열단풍(Acer palmatum var. dissectum)

붉은색을 만드는것은 잎만이 아니었다.
좁은잎산사(Crataegus pinnatifida var. psiloba)는 열매로 붉은색의 향현에 동참하고 있었다.


옻나무(Rhus verniciflua)의 붉노란색도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뭔가 어중간하다는 생각도 했다.

수수꽃다리(Syringa dilatata)의 시들어가는 붉은색.

신나무(Acer ginnala)의 아직 수줍은 단풍.

가시가 푸른 탱자나무(Poncirus trifoliata)의 모습.

빛과 나무잎은 뗄수 없는 관계이것 같았다.
유독 저 멀리 빛을 받는 은행나무의 노란색의 밝게 빛나고 있었다.

관상식물인 이 식물은 잎이 가장 섹시했다.
이건 이름이 뭘까? 왠지 세실리아, 세루비아 이런 이름일것 같다. ㅋ


학생들이 소풍 나왔는지. 재밌게 놀고 있었다.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를 하고 있었다.

메타세콰이어(Metasequoia glyptosfroboides)는 그 곧음과 웅장함이 내 맘에 들었다.


식물의 똥들. 식물의 사체들.

한약냄새가 나는 약용식물원(Medicinal plants) 86과-273종에 갔다.
내 코가 금방 지쳐버려 냄새의 출처를 찾기가 어려웠지만
계속 그 주변을 맴돌았다.
무슨 냄새인지는 모르지만
반하(Pinellia tematul)의 근처를 계속 맴돌았다.
마지막에 눈길을 끈 나무는 Taxodium distihum이었다.
메타세콰이어만큼 이 나무도 훌륭해 보였다.

이렇게 이날의 홍릉수목원 탐방은 끝이 났다.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조금 일찍 나왔다.
걷는것을 좋아하는 나는, 헤메는것을 좋아하는 나는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처음에 왔던길과 반대로.
경동시장을 거쳐가게되었다.
고기로서의 개를 처음보는게 신기했다.
참게, 정육점등 서울속에 펼쳐진 시골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길 내내 자리가 나지 않았다.
힘들었다는게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2008년 08년 11월10일 월요일 11시 30분 김형필 씀.
잠이 많은 나에게 토요일은 잠의 날이다.
하지만 오늘은 홍릉수목원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생태학 과제이기도 했으나, 그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홍릉수목원...왠지 멀리 있을것 같은 홍릉수목원은 서울내에 있는 환상의 섬과 같았다.
지난주에 미리 전화를 했었다. 예약이 필요할것 같아서..근데 토요일과 일요일은 예약이 필요없다고 해서 무작정 떠났다.
무작정 떠나기에 앞서 학교로 우선 향했다.
연구실에 카메라와 수첩을 챙겨 나왔다.
우리학교에도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을이었다.
우리학교도 가을이 되었다.
이제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학교의 나무들은 홍릉수목원과 견주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렇게 길을 나섰다.
이런 생각을 했다.
가을은 개체-종(species)을 느끼는 계절이 아니다.
그들이 만드는 분위기를 느낀다.
향현, 어우러짐, 조화.
외로운 개체라면 만들수 없는 것이다.
사물을 인식할때 개체, 양으로 인식하지만
패턴과 질도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대충 말하면 앞에것은 정량분석(quantitative analysis)라면 뒤에것은 정성분석(qualitative analysis)쯤 될것 같았다.
어쨌든 그래서 가을은 패턴의 계절이다. 생태학하기 좋은 계절이다. 정성분석하기 좋은 계절이다.
혼자 걸으면서 생각했다. 그래 오랜만에 사색도 한다.
녹색은 모두 녹색, 붉은 색은 모두 붉은 색인줄 알았다.
예전에 나는 세별파(spliter)였고, 나의 인식수준도 그러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대별파인 럼퍼(rumper)로 변하고 있느것 같다.
분자생물학의 베이스에서 환경생물학으로 관심을 전환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생물이라는, 살아있는것들에 대한 신비를 한꺼풀 벗기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에나 같았다.
아마 더이상 코끼리를 꼬리따로, 머리따로 이해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아마 이때쯤 꼬리곰탕집 앞을 지나갔나보다).
코끼리의 실체를 보고싶다.
그리고 자연의 실체를 보고싶은 것이 내 평생의 꿈이 되고 있다.
저 조화로운 숲속에서 나는 어떤 나무에 속할까?
아참! 아침을 안먹어서 배가 고팠다.
햄버거가 먹고 싶었다.
맥도날드가 보여 들어갔다.
사람이 많았다.
나는 기다리면서 뭔가를 사먹기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가 고팠다.
불고기버거런치세트를 시켜 먹으면서, 맥도날드가 나무를 많이 죽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근데, 나는 여전히 불고기버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와서 역곡역으로 갔다.
1시15분에 용산행 급행열차를 탔다.
그리고 2시 10분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2번 출구.
성북동이 가까워서 인지 비둘기가 많았다.
홍릉길에는 단란주점도, 철학관도 많았다.
영휘원을 지나, 낙엽을 밟았다.
귀속에 들리던 녹턴의 피아노소리는 건전지의 소모와 함께 사그라들었다.
지나는 길에 세종대왕 기념관도 있었다.
이런것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보지못한 홍릉수목원의 기대때문에 이곳의 은행과 나무들이 눈길을 끌었다.
삼림청. 국립산림과학원 KFRI
라는 푯말이 보였다.
2시40분.
국립산림과학원...문득 떠오르는 이름. 이유미.
실제로 만나본적이 없지만, 왠지 낳익은 이름이다.
자생식물보전회에서 만났었나?
아니면 오늘 아침 이곳 길을 물어볼려고 문자보냈던 대학동기 여자애와 이미지가 비슷해서 였나?
아니면 예전에 읽었던 신문기사, 혹은 책때문이였을까?
그렇게 해서 홍릉수목원에 왔다.
주말은 4시까지 개방이다.
들어가서 브로우셔나 어떻게 관람해야하는지 경비아저씨한테 물었다.
아저씨는 그런건 없다고 하셨다.
없구나!!!
산림바이오매스 이용기술 및 경제라는 주제가 눈에 띄었다.
괜찮은 바이오매스 좀 없을까?
바다에서 쌀농사 짓고싶은 내 꿈은 아직 깊숙이 있다.^^
그래서 바로 앞쪽으로 갔다.
제2수목원 CONIFERS 28과 70종.
왼쪽길과 오른쪽길이 있었다.
이거 처음부터 선택이었다.
나의 본능은 항상 오른쪽을 가라고 하지만
나는 항상 왼쪽을 먼저 가는 편이다.
가끔 자고 싶을때 벌떡 일어나보고, 벌떡 일어나고 싶을때 계속자기도 한다(보통은 후자가 많다.).
여하튼 난 왼쪽을 선택했다.
학명을 적기 시작했다.
난 모르면 우선 적는다.
1.뿔남천(Mathonia japonica)
2.전나무(Abies holophylla)
3.구상나무(Abies koreana)
4.수수꽃다리(Syringa dilatata)
5.편백(Chamaecyparis obtusa)
6.독일가문비(Picer abies)
7.삼나무(Cryptomeria japonica)
8.조록싸리(Lespedeza maximowiczii)
9.쉬나무(Evodia daniellii)
10.잣나무(Pinus koraiensis)
11.독일가문비(Picea abies)
12.약모밀(Houttuynia cordata)
13.딱총나무(Sambucus Sieboldiana var. miquelii)
14.고욤나무(Diospyros lotus)
15.삼나무(Cryptomeria japonica)
16.황금편백(Chamaecyparis obtusa 'Nana Aurea')
17.화백(Chamaecyparis pisifera)
여기까지 적다가보니...나무를 보지 않고, 글씨만 보는것 같아서 그만 적기로 했다.
식물의 똥인 낙엽을 밟으면서 오늘은 즐겨보기로 했다.
근데 식물의 학명을 적기는 참 어렵다. 마지막에 글씨 옆으로 하는것도 꼭 해야하는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급하게 적어서 쫌 틀린것도 있을것 같다.
제4수목원 활엽수원 DECIDUOWS 23과 67종
이곳에서는 붉은 빛의 경쟁을 볼 수 있었다.
복자기(Acer triflorum)의 붉은빛이 머물렀을때, 그 옆의 좁은 단풍(Acer pseudo-sieboldianum var. koreanum)의 그 붉은 빛은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 한때가 가면 또 다른 한때가 온다.
낙엽을 떨구는 것은 죽기위함이 아니라 실기위함이다.
다만 그때를 기다릴 뿐이다.
완도라는 단어가 있을때면 나는 언제나 멈춘다.
나의 고향 완도.
오늘도 그랬다.
섬단풍나무(Acer takesimense)은 한국의 특산식물로 전남의 완도, 대흑산도, 경북 울릉도등지에서 자란다고 한다.
낙엽밟는 길....식물의 똥.
산림과학원 뒤편. 가을의 붉음과 노랗을 담기에는 부족하다.
살을 찢는 아픔. 표피.
나무병원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시골에 내려가서 농약방 차릴까하고 식물보호기사라는 자격증을 따려고 했었다.
병충해도 알아야하고, 잡초도 알아야하고, 농약도 다뤄야하고..여간 까다롭지 않다.
내년에는 다시 고고씽 해야겠다.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과연 붓다는 이 나무 밑에서 진리를 깨우쳤을까?
그가 가르쳐준 진리를 우리는 알 수 있을까?
죽기전에 깨우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새우는 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새들이 갑자기 울기시작한 것은 아니었을 텐데....
내귀에서 갑자기 소리를 받아들였다.
그런말이 떠올랐다.
새를 보고 싶으면, 나무를 심어라.
맞는말이다.
이번 홍릉수목원에서 붉은색의 향연에 초점을 맞추었다.
복자기의 빨간색은 무척이나 고았다.
이번 홍릉수목원 탐방에서 복자기의 붉은색은 가장 아름다운 붉은색이었다.
하지만 양매자(Berberis thunbergii)의 짙은 붉은색은 내 마음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홍단풍(Acer palmatum var. sanguineual(?))의 저무는 붉은색도 결코 뒤지지는 않았다.
소나무의 표피 영양제 자국.
그래 건강하게 살려면 약도 필요하고 의사도 필요하겠다.
계수나무(Cercidiphyllum japonicum)은 뭐가 급해서인지 벌써 잎들을 거의 떨구었나?
japonicum때문에 세심하고, 확실히 돌아설줄 아는 일본을 반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옆에 세로티나벗나무(Prunus serotina)도 이와 같았다.
문득 붉은색이 죽음의 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입술도 붉고, 피도 그렇다. 낙엽도 오늘 따라 붉었다.
세열단풍(Acer palmatum var. dissectum)
붉은색을 만드는것은 잎만이 아니었다.
좁은잎산사(Crataegus pinnatifida var. psiloba)는 열매로 붉은색의 향현에 동참하고 있었다.
옻나무(Rhus verniciflua)의 붉노란색도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뭔가 어중간하다는 생각도 했다.
수수꽃다리(Syringa dilatata)의 시들어가는 붉은색.
신나무(Acer ginnala)의 아직 수줍은 단풍.
가시가 푸른 탱자나무(Poncirus trifoliata)의 모습.
빛과 나무잎은 뗄수 없는 관계이것 같았다.
유독 저 멀리 빛을 받는 은행나무의 노란색의 밝게 빛나고 있었다.
관상식물인 이 식물은 잎이 가장 섹시했다.
이건 이름이 뭘까? 왠지 세실리아, 세루비아 이런 이름일것 같다. ㅋ
학생들이 소풍 나왔는지. 재밌게 놀고 있었다.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를 하고 있었다.
메타세콰이어(Metasequoia glyptosfroboides)는 그 곧음과 웅장함이 내 맘에 들었다.
식물의 똥들. 식물의 사체들.
한약냄새가 나는 약용식물원(Medicinal plants) 86과-273종에 갔다.
내 코가 금방 지쳐버려 냄새의 출처를 찾기가 어려웠지만
계속 그 주변을 맴돌았다.
무슨 냄새인지는 모르지만
반하(Pinellia tematul)의 근처를 계속 맴돌았다.
마지막에 눈길을 끈 나무는 Taxodium distihum이었다.
메타세콰이어만큼 이 나무도 훌륭해 보였다.
이렇게 이날의 홍릉수목원 탐방은 끝이 났다.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조금 일찍 나왔다.
걷는것을 좋아하는 나는, 헤메는것을 좋아하는 나는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처음에 왔던길과 반대로.
경동시장을 거쳐가게되었다.
고기로서의 개를 처음보는게 신기했다.
참게, 정육점등 서울속에 펼쳐진 시골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길 내내 자리가 나지 않았다.
힘들었다는게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2008년 08년 11월10일 월요일 11시 30분 김형필 씀.



